JTBC 드라마 ‘로스쿨’은 대한민국 최고 명문대 로스쿨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살인사건과 진실 추적을 중심으로 한 법정 추리 드라마입니다. 탄탄한 구성, 사실감 있는 법률 묘사, 그리고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많은 법률 드라마 팬들의 호평을 받았으며, 법의 본질과 정의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로스쿨’의 주요 특징과 사회적 메시지를 중심으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법학이라는 장르의 새로운 도전
‘로스쿨’은 국내 드라마에서는 드물게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이라는 특정 공간을 주요 배경으로 삼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법정 드라마가 변호사나 검사의 시점에서 사건을 다루는 반면, 이 작품은 법을 배우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며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법이란 무엇인가?”, “정의는 어떻게 실현되는가?” 같은 철학적인 주제를 중심에 둔 이 드라마는 법률 드라마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특히 주요 인물인 양종훈 교수(김명민 분)는 과거 검사 출신의 냉철한 법학교수로 등장하며, 학생들과의 치열한 법적 토론을 통해 사건의 본질을 파고듭니다. 그는 지식을 전달하는 선생이 아닌,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멘토로서, 실제 로스쿨 교수의 모습을 사실감 있게 그려냅니다. 여기에 개성 강한 학생 캐릭터들이 더해져 법률 교육 현장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줍니다.
또한, 드라마는 실생활과 밀접한 법률 문제들을 소재로 다루며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었습니다. 성범죄, 재산권, 형사법, 실체적 진실 등 실제 판례와 흡사한 사건들이 자주 등장해 법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시청자가 법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법정 추리극으로서의 완성도
‘로스쿨’은 단순한 법률 강의극이 아니라 추리 요소가 강한 스릴러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드라마 초반, 한 교수가 강의실에서 사망하고, 용의자로 몰린 양종훈 교수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법과 논리를 활용하는 과정을 그립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각각의 시선으로 사건을 분석하고, 스스로 법의 의미를 되짚으며 성장하게 됩니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스토리텔링의 치밀함입니다. 하나의 사건이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되며, 복잡하게 얽힌 인간관계와 과거 사건들이 레이어처럼 겹쳐져 있습니다. 그 결과, 시청자는 단순히 범인을 추리하는 것을 넘어 법이 감정을 어떻게 제어하고, 진실을 어떻게 밝히는지를 지켜보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또한, 법률적인 용어나 절차를 생략하지 않고 충실하게 반영함으로써 현실감을 높였습니다. 체포영장, 구속적부심, 공소기각, 증거능력 등 실제 로스쿨에서 배울 법학 용어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하며, 드라마를 통한 ‘간접 법률 교육’의 역할도 수행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몰입도를 높였고, 특히 김범, 류혜영, 이정은 등 젊은 배우들의 호연은 작품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정의와 윤리에 대한 화두
‘로스쿨’은 단순히 범죄와 수사를 다루는 수준을 넘어,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드라마입니다. 드라마 속 법은 흑백 논리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때로는 법이 보호해야 할 사람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진실을 가리는 방패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이런 딜레마 속에서 인물들은 ‘정의’와 ‘윤리’ 사이에서 갈등하고, 법의 한계와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예컨대, 드라마 후반부에 등장하는 가해자도 피해자인 구조, 거짓말과 진실 사이의 간극, 합법적이지만 비윤리적인 선택 등은 시청자에게 쉽게 판단할 수 없는 문제를 던집니다. 양종훈 교수는 이럴 때마다 “법은 감정이 아닌 이성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학생들은 감정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며 법조인으로서의 자질을 시험받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실제 현실과도 매우 유사합니다. 로스쿨에 진학한 학생들이 배우는 것은 단지 법률지식이 아닌, 윤리적 결단력과 사회적 책임감이라는 것을 이 드라마는 일관되게 보여줍니다. 결국, ‘로스쿨’은 법을 배우는 사람들의 성장담이자, 우리가 사는 사회의 ‘정의’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는 플랫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로스쿨’은 단순한 법정 드라마 이상의 가치를 지닌 작품입니다. 추리극으로서의 재미, 현실감 있는 법률 교육, 그리고 정의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까지 모두 담아낸 드라마로, 법의 외면이 아닌 내면을 들여다보게 만든 작품이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법을 공부하는 사람은 물론,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우리가 반드시 고민해야 할 문제들을 던지며 많은 시청자에게 울림을 주었습니다. 진지한 분위기와 높은 몰입도를 선호하는 분이라면, ‘로스쿨’은 꼭 감상해볼 가치가 있는 드라마입니다.